2016/02/25

[핑거스타일 기타 연주, 악보] 이 세상 어딘가에 - 김민기

"이 세상 어딘가에"라는 곡은 78년 김민기씨가 송창식의 스튜디오에서 몰래 녹음한 곡입니다. 내 나이와 비슷한 연배의 곡입니다. 스토리가 있는 뮤지컬 형식의  "공장의 불빛 - 노래굿"이라는, 당시로서는 상당히 실험적인 음반에 실려있는 곡입니다. 물론 불법 테이프 제작이었습니다.

만든 사람은 김민기씨지만, 노래는 어떤 여자 분이 불렀습니다. 후에 송창식 외에 여러 사람이 리메이크하기도 했습니다.
노동 운동하면 끌려가서 고문 받던 시절에 남산에 끌려갈 각오를 하고 만들었다고 합니다. 그런데 박정희 정권은 국제적 관심을 받는 것을 꺼려하여 고심 끝에 무시하기로 했다는 후문이 있습니다. 
대중음악평론가 강헌 선생의 강의를 인터넷으로 듣다가 최근에 알게 된 곡입니다. 다카키 마사오의 딸, 닭대가리 정권에서 많은 부분이 과거로 회귀하고 있는 것 같아 분노하게 되는 요즘에 어울리는 곡인 것 같기도 합니다. 그래서 직접 핑거스타일로 편곡해서 연주했습니다. 

기타줄을 바꿔봤습니다. 갈리 GR-95라는 카본 성분이 포함된 기타줄입니다. 소리가 좀 더 또랑또랑한 느낌이 있습니다. 대신 비브라토가 잘 안되는 단점이 있습니다. 또 당연히 부드러운 느낌이 덜합니다. 기존에는 다다리오 프로아르테를 사용했었습니다. 카본줄은 일반 나일론 줄에 비해 굵기가 얇습니다. 그래서 더 꼬아서 마찰을 높여서 장착해야 하는데, 기존의 방법으로 줄을 감다가 풀리는 바람에 1번 줄이 상판을 때려 움푹 파이는 참사가 벌어졌습니다. 1번 줄로 1.5mm 정도 파인다는 사실에 놀라기도 했지만, 기타가 상했다는 것에 어찌나 속이 쓰리는지...